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善인프라 구축은 돈되는 뉴비즈니스 모델

블루스웨터 2011. 3. 30. 23:06

善인프라 구축은 돈되는 뉴비즈니스 모델
英 보다폰, 은행 부족 케냐서 송금서비스
"단비같은 축복" 무려 1200만명이 애용
기사입력 2011.03.28 17:32:42 | 최종수정 2011.03.29 07:28:36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창간 45주년 / 善인프라가 국력 ◆

규모 9.0의 대지진이 일본 동북부를 강타했던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도쿄. 갑작스러운 지진경보에 슈퍼마켓에서 쇼핑하던 사람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하지만 물건을 내팽개치거나 그대로 든 채 도망가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이 몰려간 곳은 계산대. 캐셔가 대피하기 전에 돈을 지불하기 위해서였다. 다시 줄을 섰다. 먼저 대피부터 해달라는 캐셔의 안내를 받고서야 일사불란한 대피가 시작됐다.

쓰나미 대피방송을 계속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린 일본 공무원이나, 집채만 한 쓰나미가 수 m 뒤에서 밀어닥치고 있는데도 정지신호 등을 준수하는 일본인의 모습은 전 세계에 놀라운 감동을 줬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감동만 준 것이 아니다.

비록 숫자로 계산할 수는 없지만 일본 사람들의 성숙된 시민의식은 일본의 국부(國富) 그 자체였다. 질서 있는 대피와 피해복구로 대지진ㆍ쓰나미 피해를 최소화한 것은 물론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신뢰감을 크게 높여놨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의 산산조각난 거울(Japan`s Shattered Mirror)`이라는 기사에서 "일본인들은 자기 자신과 가족에 깊은 책임감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낯선 이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며 "일본에 대한 선입관을 깨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른바 `선(善)인프라`의 위력이다.

`선(善)인프라`는 곧 국부이자, 비즈니스다. 선한 동기가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매경-삼성연 `선(善)인프라 지수`에서 2위를 기록한 스웨덴이 좋은 예다.

스웨덴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5.5%에 달해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성장을 구가했다.

크로나화는 이제 스위스 프랑처럼 대표적인 안전자산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국가위험도를 나타내는 신용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고, 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적자 비율도 35%에 불과하다.

스웨덴은 국가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스웨덴 GDP의 30%를 차지하는 국민기업 발렌베리그룹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잘 알려져 있다.

발렌베리그룹은 통신업체 에릭슨부터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 자동차ㆍ전투기 생산업체 사브 등을 소유한 재벌그룹이다. 150년 역사를 지닌 발렌베리 가문은 오너 일가 지분을 재단에 넘겨 배당 수입의 대부분을 사회로 환원한다.

발렌베리그룹은 스웨덴 국민의 자부심이자 전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는 기업이 됐다.

국가뿐 아니라 기업이 나서 후진국에 `선인프라`를 스스로 구축하고 이를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한 사례도 많다.

`선하게 행동하면 돈도 벌린다(doing well by doing good)`는 원칙이 통한 셈이다. 사회공헌에 드는 돈은 이제 `준조세`나 `매몰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가장 가치 있는 투자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영국 이동통신사인 보다폰은 2007년 케냐 자회사인 사파리콤을 통해 휴대폰을 활용한 송금 서비스(M-Pesa)를 전격 도입했다.

은행 지점이 부족한 케냐인들에게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축복`이었다. 도시로 나가 힘들게 돈을 번 자식들이 시골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하는 데 최적의 수단이었다. 이제는 무려 1200만명의 케냐인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보다폰은 또 휴대폰을 통한 원격 의료서비스까지 도입해 아프리카인들을 돕고 있다.

사파리콤의 케냐 이통시장 점유율은 77%에 달한다.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보다폰이 선점 효과를 거둔 것은 `선인프라` 덕분이 아닐까.

2008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거대 기업들을 제쳐두고 보다폰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잘 실천한 기업 순위에서 1위에 올렸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외의 지역에서도 브랜드 가치가 크게 올라간 것은 당연하다.

보다폰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단순히 기부금이 많아서가 아니다. 창조적 발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을 개척한 덕분이다.

최빈국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도 `선인프라` 사례로 빼놓을 수 없다.

사실 보다폰의 휴대폰 송금 모델은 그라민은행이 착안한 `마을 은행(village bank)` 정신을 잇고 있다. `그라민` 자체가 벵골어로 마을이란 뜻.

그라민은행은 1976년 빈곤층에 무담보로 소액자금을 빌려주는 마이크로크레딧(microcredit) 사업을 시작했다. 이제는 지점 2200개, 직원 1만8000명, 재정 자립도 100%의 초대형 은행으로 성장했다. 창업자인 경제학자 무함마드 유누스가 가난한 농촌 여성에게 27달러를 빌려주며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니 상상을 뛰어넘는 성장세가 아닐 수 없다.

유누스 총재는 2006년 노벨 평화상까지 받았다. 유누스 총재가 정치에 뛰어들면서 최근 방글라데시 정부가 그를 그라민은행에서 축출했지만 마이크로크레딧 모델은 전 세계 여러 빈곤국가로 퍼져나갔다.

이 밖에도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창조적 발상을 통해 새로운 사회공헌 영역을 발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미지를 개선하고 더 많은 제품을 팔아 재무적 성과까지 높이고 있다. 이는 사회적 기여를 위한 재원을 다시 늘리는 `선순환 메커니즘`으로 완성되고 있다.

[특별취재팀=이진우 팀장 / 송성훈 기자 / 신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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