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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값 치솟고 수급 차질… ‘식량대란’ 우려

블루스웨터 2011. 3. 26. 23:28

 

  

 


ㆍ러 ‘수출중단’ 연장에 호주·독일 등도 밀 작황 나빠
ㆍ개도국 정치 불안 조짐…식량기구 긴급회의 소집

세계 식량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세계 3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가 당초 올해 말까지 예정이던 곡물수출 중단방침을 최소 2011년 중반 이후로 연장했고, 주요 수출국인 호주·아르헨티나·독일도 날씨 때문에 작황이 좋지 않다. 유엔 세계식량기구(FAO)는 올해 1월 대비 70% 폭등한 국제 밀값을 비롯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곡물가격과 관련해 오는 24일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육류가격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2007~2008년 식량수급 부족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정치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2일 “현 러시아의 곡물수출 중단방침을 내년 작황 결과에 따라 결정하겠다”며 최소 내년 중반 이후에나 철회할 가능성을 내각회의에서 언급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는 기록적인 가뭄과 폭염으로 곡물생산이 35%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2012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식량가격이 상승할 경우 푸틴의 재집권이 불안해질 수 있다.

특히 해외 식량의존도가 높은 개도국은 정치 불안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 소득이 4달러 남짓한 이들에게 급격한 식량가격 상승은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모잠비크에서는 빵값을 30% 인상하는 정부의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발포, 2일까지 7명이 숨지고 280여명이 부상했다. 이집트는 인구 절반이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빵가게에서 저렴한 가격에 주식량을 얻지만 최근 가격인상에 따른 소요로 최소 1명이 사망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기반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계식량안보계획의 조애너 네세트 터틀 소장은 “30년 만의 곡물값 폭등으로 전 세계에서 소요사태가 일어났던 2008년과 같은 상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여파로 아이티와 마다가스카르 정권이 붕괴하고 방글라데시, 멕시코 등에서 소요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남아프리카 안보연구소의 자키 실리에 소장은 “2008년 상황이 반복될 경우 아프리카에서는 군부가 정치로 복귀하는 가능성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곡물가격 상승은 곡물을 먹여 기르는 육류가격 상승세로 이어지면서 FAO의 지난달 육류가격 지표는 전년 대비 16% 올라 199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차, 오렌지주스 등 여타 식재료들 가격도 상승세로, 커피는 13년 만에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

FAO는 세계 밀 생산량이 2009년 6억8100만t에서 올해 6억4600만t으로 5.1% 감소할 전망이지만 2008년과 비해 세계 밀 재고량이 많은 편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의 불안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2008년 식량파동이 고유가에 따른 바이오연료 개발의 영향으로 1982년 이래 재고량이 가장 적어서 빚어진 결과라는 설명이다. 세계식량정책연구소의 막심 토레로 연구원은 “각국이 수출중단 등의 도가 지나친 정책 결정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영향에 대해 김대수 한국은행 해외조사실 종합분석팀장은 “2007~2008년 밀값 폭등으로 자장면값이 폭등한 바 있으나, 지금은 당시에 비해 국내 밀 재고량이 두 배 가까이 되기 때문에 러시아 수출중단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자 min@kyunghyang.com>


입력 : 2010-09-03 21:43:54수정 : 2010-09-04 00: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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