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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경향)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정치인들 민생고 화살 이주민에 돌려”

블루스웨터 2011. 3. 2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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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남아공 난민사회협의체

지난달 1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옛 도심에 자리잡은 난민사회협의체(CBRC)를 찾았다. 이 협의체는 주로 요하네스버그 부근에 거주하는 난민과 이민자들을 돕는 비정부기구다.

요하네스버그 옛 도심은 1994년 백인정권 붕괴 이후 사실상 슬럼으로 전락했다. 시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이주민들이 도심을 ‘점령’했기 때문”이라며 외부인들 탓으로 돌리고 있다.

남아공 경제중심지 요하네스버그의 난민사회협의체(CBRC) 사무실. ‘더 나은 아프리카를 위해 서로 사랑합시다’라고 쓰인 걸개그림이 벽에 붙어 있다. 요하네스버그 | 이청솔 기자

난민은 인종·종교·민족·정치적 입장 등의 차이로 인해 국외에 거주하며 출신 국가로 돌아갈 수 없다고 인정을 받은 이들이다.

그러나 난민 단체인 CBRC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16.5㎡(5평) 남짓한 작은 사무실에서 상근직원 3명이 일하고 있다. 재키스 카만다 사무국장은 “단체 운영이 어려워 별도의 수익사업으로 꾸려나가고 있다”며 2005년에 발간한 소식지를 건넸다. 네덜란드 정부의 후원이 끊어진 이후로는 소식지도 찍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만다는 2008년 대규모 유혈사태가 벌어진 요하네스버그뿐 아니라 “이주민이 있는 곳이면 남아공 어디든 제노포비아(인종혐오) 범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토착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정치인들의 선동이 이주민들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수도, 전기, 보건시설 등 부족한 사회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제대로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으로 풀어야 하는데 마치 이주민들이 공공서비스를 ‘훔쳐가는’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주민들에 대한 남아공 정부의 태도는 ‘무관심’이나 마찬가지다.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인 카만다는 99년에 남아공으로 와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지만 2003년에 기한이 만료된 신분증을 아직도 갱신하지 못했다. 7년 동안 4차례나 재발급을 신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는 것. 그는 “신분증이 없어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지만 정치범 신세라 고국에 돌아가지도 못한다”며 울상을 지었다.

<요하네스버그 | 이청솔 기자>


입력 : 2010-05-16 17:50:54수정 : 2010-05-17 0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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