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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ful Africa 국민보고대회(매경)

아프리카 가는 뚫린 길 없다…길을 뚫어라

블루스웨터 2011. 3. 30. 23:02

아프리카 가는 뚫린 길 없다…길을 뚫어라
아프리카 대사 4人 좌담회
사회=임규준 부국장 겸 지식부장
기사입력 2011.03.29 17:10:35 | 최종수정 2011.03.29 20:45:07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창간45 국민보고대회 / Colorful Africa 2부 4회 ◆

임규준 부국장 겸 지식부장
"아프리카 사람들은 물을 플라스틱병이 아닌 봉지에 넣어서 판다. 그렇다 보니 중국 사람들은 아예 물을 담을 봉지를 만드는 기계를 만들어 팔고 있다." 이상학 주가나 대사는 최근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열린 아프리카 대사 4인 좌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우리에겐 아프리카 국가나 사람들을 알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대사들은 모두 한국 기업이 여전히 `위험(Risk)`만을 따지며 아프리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려는 자세가 부족하다는 데 공감했다. 김성철 주콩고민주공화국(DR콩고) 대사는 "결국 리스크가 없어지고 안전할 때는 우리한테 돌아올 게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며 따끔한 충고도 주저하지 않았다.

매일경제신문 창간 45주년ㆍMBN 개국 16주년을 맞아 `컬러풀 아프리카(Colorful Africa)`를 주제로 개최한 비전코리아 제18차 국민보고대회는 이 같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참석자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냈다.

행사와 별도로 아프리카를 제대로 알기 위해 마련된 아프리카 지역 대사 좌담회에는 김성철 주DR콩고 대사, 김영훈 주탄자니아 대사, 이상학 주가나 대사, 이호성 주카메룬 대사(가나다순)가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사하라 사막 이남인 `블랙아프리카`에 속한 국가 대사들로 임규준 부국장 겸 지식부장 사회로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좌담회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눴다. `컬러풀 아프리카` 보고서를 감수하며 아프리카 현실과 미래지향적인 한ㆍ아프리카 관계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도 아끼지 않았다.

-아프리카는 기아, 질병, 부패 등 이미지로 비치고 있다. 실제는 어떤가.

▶김성철 주DR콩고 대사=전적으로 틀린 얘기는 아니다. 현실이지만 `그러니 형편없다`고 보면 편견이 된다. 사실 우리나라 1950~1960년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시대에 살았던 우리 국민은 아프리카에 와서 `우리가 살던 모습`이라고 말한다.

▶이상학 주가나 대사=맞는 얘기다. 하지만 전체는 아니다. 모 TV프로그램에서 방송한 `아프리카의 눈물`을 다 봤다. 하지만 아프리카 일상생활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쉽다.

▶김영훈 주탄자니아 대사=편견이라기보단 사실적인 측면이 크다. 50여 년 전 한국과 비슷하지만, 우리는 발전했고 그들은 그대로 남아 있다.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면은 분명하지만 사실 겁나는 시장이기도 하다.

▶이호성 주카메룬 대사=물론 아프리카에 대한 한국민 생각 속엔 부정적인 면이 많다. 하지만 꼭 나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기후를 살펴보면, 아프리카가 덥긴 하지만 1년 내내 더운 것도 아니고 우기에는 오히려 선선할 정도다.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 아니 부정적 인식들을 바꿀 수 있는 방안은 있나.

▶이상학 대사=TV 등 미디어가 아프리카를 좀 더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아프리카는 대륙 인구 전체가 10억명이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곳이다. 24세 이하 젊은 인구도 많다. 아프리카가 다이내믹한 곳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말라리아로 고생할 수 있겠지만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웃음)

▶이호성 대사=전적으로 공감한다. 예전에 우리는 서방국 원조를 받으려고 처참한 것만 찍어서 보여주곤 했다. 아프리카를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프리카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오히려 차단할 수 있다.

▶김성철 대사=문화 교류를 할 때 아프리카 미술이나 음악 등을 가져다 한국에서 순회 공연을 하면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김영훈 대사=우리가 보통 투자할 때 전기, 물, 노동력, 인프라스트럭처 등을 따지는데 그런 것을 모두 충족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몇 곳 없다. 우리 스스로 아프리카라는 거대한 시장에 뛰어들어 경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튀니지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에서 불고 있는 `재스민(민주화 시위)` 바람이 사하라 이남 블랙아프리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민주화가 진행될수록 그만큼 한국 기업에는 기회 요인이 되는 것 아닌가.

▶김영훈 대사=아프리카는 54개 국가로 구성돼 있다. 이 많은 국가를 하나로 묶어서 봐선 안 된다. 탄자니아는 120개 부족이 있으면서도 부족 간 분쟁이 없었던 나라다. 이번 사태가 탄자니아엔 아무런 영향도 못 미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사하라 이남 블랙아프리카 국가들이 아프리카 북서부 일대 `마그리브(Maghrib)` 국가들보다 민주화 수준이 높다.

아프리카에 대한 한국 투자는 중국 인도 일본 등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거 진출하면서 정치 상황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상학 대사=북아프리카 민주화 혁명 영향이 블랙아프리카에선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에선 북아프리카 지역에 비해 민주화에 대한 욕구가 크지 않다는 생각이다. 기회라기보단 또 다른 리스크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번 사태로 아프리카 투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철 대사=(웃음)내가 묻고 싶은 내용이었다. 우선 북아프리카에서 민주화 시위가 발발한 원인을 따져보는 게 좋겠다. 식량 가격이 폭등하는 등 북아프리카 국민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장기 독재라는 악재까지 겹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민주화 혁명이 확산됐다. 장기적으로 보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지역 정세가 불안하다고 느끼게 되면 투자활동이 위축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호성 대사=그렇더라도 블랙아프리카에서 20~30년 가까이 독재를 하는 지도자들은 리비아가 무너지리라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불안함을 지우지 못할 것이다.

-중국과 인도 영향력이 막강한 아프리카에서 한국이 진출을 좀 더 활성화하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김영훈 대사=중국이 아프리카 진출에 성공한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중국은 1950년대 말부터 국립아프리카연구소를 베이징대학에 설립했다. 1960년대부터는 아프리카에 철도 부설 등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고위급 인사 교류도 해마다 이뤄지는 등 반세기가량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 지금부터라도 한국은 장기적 안목을 가져야 한다. 소수 특정국에 집중하기보다는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상대로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

▶김성철 대사=상당히 어려운 조건이다. 결국 우리는 진정성을 가지고 아프리카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부분을 잘 선택해야 한다. 농촌개발계획 등 일종의 플랫폼을 이식해주는 원조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프리카 농업은 자급자족 수준이고 재배한 곡물을 시장에 팔지는 못하고 있다. 이를 위한 원조가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더욱이 한국에선 광물 개발 경험이 있는 곳이 한국광물자원공사다. 하지만 공기업이기 때문에 리스크에 대한 투자보다는 안전을 우선시하는 투자를 펼치게 된다. 이는 과감한 아프리카 진출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이호성 대사=중국은 기존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를 `메이드 인 아프리카(Made in Africa)`로 만들려는 전략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기업도 앞으로 국외 법인 설립 지역을 인건비가 급등하고 있는 동남아 지역에서 아프리카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개별 기업 측면에서 이뤄지기 힘들다면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가 나서서 유망 분야 산업공단을 조성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상학 대사=아프리카 투자와 관련해선 거점별로 1~2개 산업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통해 3~4개가량 성공사례를 우선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다시 말해 한 번 한국 기업이 진출한 분야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아프리카 국가들에 전파돼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가나에서 STX가 20만가구 규모 주택 사업을 하고 있다. 이것이 성공하면 주변 국가로까지 한국 기업이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길이 트일 것이다.

-고소득자를 유인할 만한 대규모 관광단지 건설은 어떤가.

▶김영훈 대사=유럽 관광객들이 찾아줘야 성공할 수 있다. 킬리만자로 주변 지역은 온대기후로 발전 잠재력이 있다. 개발을 도와주고 진출하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호성 대사=아프리카의 환경과 자연을 관광과 연결하는 에코투어리즘은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 인프라 주고 자원 받는게 가장 바람직…중국처럼 현지고용 소홀히 해선 안돼

사하라 사막 이남인 블랙 아프리카 지역 대사 4명이 비전코리아 제18차 국민보고대회 주제인 아프리카 진출과 윈윈 전략에 대한 좌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호성 주카메룬 대사, 김성철 주DR콩고 대사, 김영훈 주탄자니아 대사, 이상학 주가나 대사.
-한국 기업이 아프리카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산업 분야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상학 대사=아프리카에는 제조업이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분야가 대상이다. 아프리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철저히 연구해 시장에 맞는 기술을 갖고 제품을 생산하면 된다.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한ㆍ가나 친선병원을 내년 사업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병원도 규모에 상관없이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김영훈 대사=탄자니아 한국 기업인 중 가발 사업을 하는 분이 있다. 블랙아프리카에서 가발은 여성에게 필수품에 가깝다. 성냥 만드는 기계를 파는 사람도 있다. 일단 아프리카 국가들은 농업 중진국 진입을 중장기 목표로 설정한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김성철 대사=태주종합철강이 DR콩고에서 정수장과 수력댐을 짓는 대가로 무소시 구리광산을 받기로 한 패키지딜은 한국과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윈-윈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하고 자원을 얻는 이 같은 방식은 아프리카에서 한국 기업이 펼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형태다. 중국은 광산개발과 인프라스트럭처 개설에 대한 투자비를 빼고 나머지 이익을 지분으로 나누는 형태로 사업을 한다. DR콩고에서 한국 기업의 성공모델이 나오면 다른 기업에 자신감을 주고 인근 국가로의 파급 효과도 클 것이다. 한국 기업이 DR콩고에서 플랜테이션 사업을 하면 현지인들의 식량문제를 해결하면서 돈도 벌 수 있을 것이다.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인가.

▶김성철 대사=중국도 윈-윈 전략을 내세우지만 한국은 정말로 아프리카인들에게 필요한 것을 파악하고 중국과는 다르게 현지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현지인의 반(反)중국 정서와 차별화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DR콩고는 경제만 부흥한다면 아프리카의 리더 국가로 올라설 수 있다. 현지에 사무소를 열고 책임 있는 중견 간부들을 파견하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

▶이상학 대사=투자여건이 좋은 나라를 찾아갈 필요가 있다. 가나 정부는 가나를 물류 허브로 키울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을 비롯해 양호한 지리적 위치, 아프리카에서 가장 앞선 민주화, 손쉬운 송금, 자유무역지대 내 공단 조성 등으로 여건이 다른 나라보다 우월하다. 중국 못지않게 현지인과의 인맥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정상의 현지 방문이 필수적이다.

<시리즈 2부 끝>

[정리 = 홍종성 기자 / 장재혁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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