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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문제

노벨 경제학상 수상 아마르티아 센 교수, 정부에 쓴소리

블루스웨터 2011. 3. 2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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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인도, 성장만 집착말고 사회문제 함께 봐야”

“중국과 경제성장률 경쟁은 멍청한 짓이다. 높은 성장률은 사회지수 증가와 맞물릴 때만 의미가 있다.”

인도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 케임브리지 트리니티대학 교수가 인도 관료들의 경제성장률 집착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빠른 경제성장률의 그늘에 가려진 빈곤과 불평등 등 사회적 문제를 같이 보는 거시적 안목이 필요하다는 호통이다.

센 교수는 지난 21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학생과 젊은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인도가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따라잡는 데에 집착하는 것은 매우 멍청한 짓”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고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두 나라의 경제를 비교하는 것은 인도를 위험할 정도로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다”면서 인도의 지도자들이 경제성장률을 추구하기보다는 12억 인도 국민의 만성적인 영양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센 교수는 또 “인도와 중국 둘 중 어느 나라가 더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지는 전혀 흥미로운 주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인도가 중국보다 뒤떨어진 점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이 식료품 가격이 급등한 시점에 어떻게 국민들에게 영양을 공급하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또 사회를 어떻게 개선했는지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센 교수는 특히 정책을 결정할 위치에 있는 인도의 엘리트들이 경제성장률에 집착하고 있다면서 “더 높은 성장률은 사회 정의, 빈곤의 개선, 보건과 교육 등에 대한 예산 투입을 비롯해 사회적인 맥락에서 볼 때에만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인도는 올해 3·4분기 9%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빈곤과 사회적 불평등 등 심각한 사회문제에 직면해 있다. FT는 인도의 기업 리더들과 정책결정자들이 인도가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면서도 불균형 성장이 국가 전체에 위험을 드리우고 있다는 사실 역시 인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의 경제중심지 뭄바이의 한 기업인은 현재 경제성장률을 “부도율”이라고 비유했다. 성장률은 언제라도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 7월 유엔의 지원으로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빈곤인간개발계획 연구소(OPHI)가 세계 빈곤 현황을 조사한 결과 아시아 빈곤층의 다수가 인도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하르, 우타르프라데시, 웨스트벵골 등 인도의 8개 주에 거주하는 빈곤층 인구는 4억2100만명으로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26개국의 4억1000만명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세계은행이 하루 생활비 1.25달러(약 1400원)의 빈곤선을 기준으로 빈곤인구를 계산한 결과 인도의 빈곤층은 전체 인구의 42%에 달하는 4억5600만명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나 다른 개도국들의 빈곤층을 모두 합친 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고속성장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간 슬럼 인구는 오히려 늘어나는 등 빈곤층이 좀처럼 줄지 않는 것은 사회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최근 군과 정부의 고위직이 연루된 부패 스캔들이 잇따라 터져나온 것에서 보듯 사회가 투명하지 못하고 경제 성장의 수혜는 일부 기업가와 사회 상류층에 국한돼 있기 때문이다. 센 교수는 기업가들에게 “기업 사회는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 또한 사회의 일부분”이라며 “눈앞의 돈의 유혹에 따라 움직이지 말고 긴 안목에서 큰 그림을 보고 사회적 해결책의 관점에서 사업을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입력 : 2010-12-22 21:31:06수정 : 2010-12-22 21: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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