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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경향)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정치기반 허약, 자국서 전범재판 못해

블루스웨터 2011. 3. 2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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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에선…

서아프리카의 최빈국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은 2000년대 초 내전이 모두 끝나자 과거사 청산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내전의 상처가 너무 깊었던 탓에 실제로는 전범재판도 자기네 나라에서 치르지 못할 정도로 정부의 정치·경제적 기반이 허약하다.

라이베리아 내전의 장본인인 찰스 테일러는 정부를 전복시키려고 1989년 코트디부아르에서 반군을 창설했다. 이듬해 사무엘 도에 대통령이 살해당하면서 라이베리아는 내전에 들어갔고, 결국 15만명의 사망자를 남기고 96년에야 끝났다. 97년 대선에서 국민들은 테일러가 낙선하면 다시 내전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에게 표를 던졌다. 당시 테일러의 선거 슬로건은 “그는 내 부모를 죽였지만 나는 그에게 표를 준다”였다. 결국 테일러는 국민들의 두려움에 기대어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테일러는 다이아몬드를 노리고 이웃 시에라리온의 내전도 부추겼다. 그의 지원을 받은 시에라리온 반군은 다이아몬드 광산 대부분을 점령했다. 92년 쿠데타로 시작된 시에라리온 내전은 10년 동안 이어졌다. 반군은 내전 기간 집단 강간·학살·아동살해 등 끔찍한 범죄들을 자행했다. 특히 소년병들에게 마약을 줘가며 민간인들의 팔을 절단하도록 한 만행으로 악명을 떨쳤다. 2000년대 들어 라이베리아에서 테일러에 맞선 내전이 다시 일어났다. 테일러는 물러난 뒤 나이지리아로 도망쳤다가 2006년 체포됐다. 같은 해 라이베리아에서는 아프리카 첫 여성 국가원수인 엘렌 존슨-설리프 대통령이 당선돼 재건의 희망이 고조됐다. 그러나 라이베리아 민주 정부는 테일러의 귀국이 몰고 올 정치적 불안을 이유로 테일러를 시에라리온으로 이송했다. 시에라리온특별법정에서 재판을 받아도 역내 불안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유엔은 그를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형무소로 이감했다. 2007년 이후 특별법정은 ICC에서 테일러를 재판하고 있다.

라이베리아나 시에라리온은 반인도범죄를 재판할 전문적인 역량과 재원이 모자라,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과거사 청산을 하고 있다. 르완다의 경우도 일급 전범들에 대한 재판을 담당하는 르완다국제형사재판소는 자국 내에 설치하지 않고 이웃 탄자니아에 두고 있다.

<이청솔 기자>


입력 : 2010-05-18 17:58:55수정 : 2010-05-19 01: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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